우리 학회 상임이사(대외협력이사)이신 김동규 선생님께서 메롤드 웨스트폴의 <초월과 자기-초월>을 번역 출간했습니다.
<책 소개>
루돌프 오토는
신은 ‘전적 타자’(wholly other)라고 말했다.
신은 ‘전적 타자’(wholly other)라고 말했다.
신은 세계의 어떤 부분이나 전체와 다르다는 점에서
세계를 초월한다는 것이다.
신의 초월에 관한 물음은 전통적으로 범신론과 유신론 간의 차이로 정립되어 왔다. 범신론은 신이 전적으로 ‘세계’ 내부에 존재한다고 확언한다. 유신론은 신이 세계 ‘내부에’ 있으면서 ‘외부에’ 존재한다고, 내재적이면서 초월적으로 존재한다고 확언한다. 하이데거의 존재-신학 비판과 타자의 차이를 존중하고 보존하려는 일반적인 포스트모던적 관심에 대하여, 메롤드 웨스트폴은 인간의 자기-초월의 방식과 관련해서 신의 초월을 다시 생각하고자 한다. 스피노자, 헤겔, 아우구스티누스, 위-디오니시오스, 아퀴나스, 바르트, 키에르케고어, 레비나스, 데리다, 마리옹을 다루면서, 웨스트폴의 작업은 존재-신학 비판, 타자성의 중요성, 탈중심화된 자기, 그리고 자율적인 초월적 자아에 초점을 맞춘다. 웨스트폴의 신앙의 현상학은 이 책을 오늘날 유럽대륙종교철학의 주요 흐름 속에 안착시킨다.
유럽대륙종교철학은 유럽대륙철학의 주요 흐름(현상학, 해석학, 구조주의 등)을 통해 종교철학의 주요 주제를 새롭게 탐구하는 경향을 말한다. 『초월과 자기-초월』 역시 이러한 사유의 흐름에 속한 책이다. 이러한 사유에서 신은 전통철학처럼 더 이상 형이상학적 대상이나 증명을 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지는 체험되어야 할 현상이자 어떤 의미를 불러일으키는 기호로 보이게 된다. 이에 따라 신과 계시는 증명을 요구하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세계와 삶에서 풍요로운 의미를 불러오는 독특한 현상이 된다.
저자인 메릴드 웨스트폴은 현재 포덤대학교 철학과 명예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헤겔 전문가로 명성이 드높았으나 헤겔 자체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그리스도교 신앙의 지향을 기반으로 삼아 키에르케고어에 더 주목한 인물이다. 그는 특히 키에르케고어를 포스트모던 사상의 선구자적 인물로 해석하면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영어권 학계의 포스트모던 논쟁에 대담하게 뛰어들었는데, 자신의 터전인 프로테스탄트 정통주의를 유지한 채 19~20세기 철학을 더 깊이 파헤친다. 이는 포스트모던 사상의 그리스도교적 전유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현재 중요한 철학적 흐름으로 성장한 유럽 대륙종교철학, 또는 포스트모던 종교철학의 거목 중 하나로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