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의 말
이 책 『김춘수 형이상시의 존재와 진리연구 - 천사의 변용을 중심으로』는 저의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ㆍ보완한 것입니다. 이 논문은 김춘수의 후기작인 ‘천사’의 시편들을 중심으로 초기작인 ‘꽃’의 시편들까지 소급하여 ‘천사의 변용’이란 관점으로 김춘수의 전작(全作)을 집대성한 작가론적 연구입니다. 이 논문은 천사의 의미를 궁구하기 위하여,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아퀴나스(Thomas Aquinas),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이론이 원용되었습니다. 또한, 김춘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릴케의 시론에 가장 심원하게 접근한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존재론의 관점이 이 논문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논문은 형이상시(形而上詩, Metaphysical Poetry)의 개념의 구명을 위해 플라톤(Plato)과 랜섬(John Crowe Ransom)의 이론이 원용되었습니다. 그 이외에 동서양 사상사에 박학했던 김춘수의 시론에 대한 해석을 위해 여러 사상이 참조되었습니다. 이는 제가 다 섭렵하기 어려운 사상들이었으나, 김춘수가 남긴 저술들에 거론된 사상들의 궤적을 충실히 따르려 하였음을 고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