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상학회 중견/ 원로 선생님들의 참여가 돋보이는 『메를로 퐁티 현상학과 예술세계』개정증보판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표현은 결과가 아니라 생성의 구조이다
살아 움직이는 사유 기제, 메를로퐁티!
살의 존재론으로 다시 읽는 메를로퐁티!
예술, 철학, 디자인을 가로지르는 현상학의 현재성
『메를로퐁티 현상학과 예술세계』는 지각의 과정과 표현의 생성 속에서 사유와 실천의 구조를 새롭게 노정한다. 진보는 여전히 가능하지만, 그것은 지각과 표현의 반복 속에서 세계와의 관계가 다르게 열릴 때에만 가능하다. 모리스 메를로퐁티는 단순히 ‘몸의 철학자’나 ‘지각의 현상학자’에 그치지 않으며, 그의 현상학은 완결된 하나의 학설이 아니라, 오늘날의 예술 ‧ 미학 ‧ 디자인 ‧ 기술 환경을 해석할 수 있는,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사유의 기제이다.
『메를로퐁티 현상학과 예술세계』의 편저자와 공저자들은 메를로퐁티의 철학을 특정 영역에 가두지 않고, 회화, 조형, 건축, 미디어아트, 현대미술사, 디자인이론과의 구체적인 대화를 통해 그의 사유가 여전히 어떻게 작동하면서 변형되는지를 보여 준다.
이 책은 메를로퐁티 철학의 중심 개념인 ‘살’(la chair)의 존재론을 특히 예술과 감각, 매체와 공간, 주체와 세계의 얽힘 속에서 재사유하는 데 그 핵심이 있다. 여기서 예술은 철학의 예시가 아니라 존재가 스스로를 드러내는 근원적 사건이며, 철학은 이를 사후적으로 해설하는 학문이 아니라 그 생성 과정에 동참하는 실천이 된다. 이 책이 예술철학을 ‘제1 철학’으로 다시 호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개정증보판과 이전 판의 결정적 차이:
해설의 파노라마에서 해석의 작동구조로!
이번 개정증보판은 이전 판의 단순한 보완이나 자료 추가가 아니다. 이전 판이 메를로퐁티와 현대미술의 관계를 정리하고 소개하는 데 무게를 두었다면, 이번 개정증보판은 그 관계를 이론적으로 재구성하는 총론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책 전체의 성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증보된 총론 속 「현상학적 알고리즘의 내막」, 「스피노자를 위한 교착배어 현상학」, 그리고 「현상학적 리얼리티」와 「미학의 패러다임」은 메를로퐁티 철학을 이해하는 새로운 독해 틀을 제시한다. 또한 메를로퐁티의 핵심 개념인 키아즘, 임박성, 표현성, 양의성은 그에 대한 단순한 개념 설명을 넘어, 서구 철학의 이원론적 언어 구조 자체를 해체하는 사유의 전술로 제시된다.
특히 ‘고유한 몸’(corps propre)과 ‘체화된 의식’(conscience incarnee)에서 보인 체언과 용언 사이의 문법적 분석, 그리고 스피노자의 “신즉자연”에 비견되는 “의식 즉 신체”라는 반-모순율의 사유 전략은 국내 메를로퐁티 연구에서 보기 드문 깊이와 독창성을 보여 준다.
이 총론은 메를로퐁티를 단순히 구조주의 이후의 해석 지형 속에 배치하거나 후기 존재론으로만 환원하는 독해를 넘어, 전기에서 후기까지 일관되게 관통하는 ‘교착배어적 현상학’의 내적 논리를 드러낸다. 이로써 개정증보판 『메를로퐁티 현상학과 예술세계』를 메를로퐁티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메를로퐁티를 ‘새롭게 독해하는 책’으로 만든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예술가, 연구자, 실천가를 위한 메를로퐁티 입문이자 심화
개정증보된 『메를로퐁티 현상학과 예술세계』는 특정 독자층만을 위한 전문서만도, 가볍게 훑고 지나가는 개론서만도 아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지층의 독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다르게 읽을 수 있도록 설계된 책이다.
철학 연구자에게 이 책은 메를로퐁티 현상학의 핵심 쟁점을 언어론, 존재론, 미학의 차원에서 재정식화한 중요한 참고서가 될 것이다. 또 미술사학자와 예술이론가에게는 세잔, 베이컨, 클레, 말로, 미니멀리즘, 현대 설치미술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작품 분석을 통해 현상학적 해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 주는 실질적인 방법론서가 된다. 끝으로 건축과 디자인, 미디어아트 분야의 독자에게는 파사드, 스킨, 거울, 피드백 구조를 둘러싼 논의를 통해 감각 ‧ 공간 ‧ 신체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도구를 제공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공저자들의 개별 논문이 총론의 문제의식과 느슨하게 병렬되는 데 그치지 않고, 역동적인 ‘살의 흐름과 분화’라는 공통의 존재론적 지평 위에서 서로 공명하도록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각 장은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으면서도, 전체를 따라 읽을 경우, 메를로퐁티 철학이 예술과 세계를 가로지르며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자는 예술을 단순한 재현으로만 이해하지 않게 되며, 표현을 하나의 결과가 아니라 발생의 차원에서 현상학적으로 새롭게 사유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동시에 철학 역시 추상적인 개념 체계가 아니라 지각하고, 느끼며, 만들고, 관계 맺는 삶의 현장에서 작동하는 사유의 형식임을 체감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메를로퐁티 해설서이자 오늘날 예술과 철학을 다시 사유하기 위한 하나의 현상학적 실험실이라 하겠다.

